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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전업주부는 남편한테 단 한 끼도 못받아먹나요 ?

1 3 분전 2022. 8. 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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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는 남편한테 단 한 끼도 못받아먹나요 ?

제목보고 당연한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글 한번 끝까지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6세 딸 키우는 전업주부입니다. 원래 신혼 3년동안 맞벌이었는데 임신 8개월부터 12개월 휴직 후 퇴사했어요. 당시에 여자는 거의 출산하면 그런 식으로 퇴사하는 회사였구요. 남편은 대기업 사무직인데 작년까지는 생활비로 별 말 안하다가 올해부터는 외벌이 힘든 것 같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서 저도 이력서 닥치는대로 넣고 있었고 면접도 몇 군데 봤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가 간단한 배경이고 오늘 있었던 일은 이렇습니다. 오전과 오후에 둘 다 면접이 잡혀서 아이 하원은 친정엄마가 도와주시고 저는 6시에 면접이 끝났어요. 면접지에서 친정까지 지하철로 40분 걸렸고 친정에서 집까지 또 30분 버스탔어요 (자차가 있긴한데 남편 출퇴근용입니다). 그런데 워낙 퇴근시간이라 아이가 칭얼대기도 하고 날도 습해서 너무 힘들더라구요. 집에 왔는데 남편은 이미 옷까지 갈아입고 있어서 "나 ㅇㅇ이(딸아이 이름) 데리고 버스타고 걸어오느라 너무 힘든데 오늘은 나 옷 갈아입는 동안에 라면 좀 끓여주면 안 될까" 하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표정을 찡그리면서 자기는 그냥 집밥 먹고싶다길래 제가 그럼 밥솥에 밥 있으니까 그거랑 반찬 좀 꺼내주면 안되냐, 옷 갈아입고 몸에 물만 적시고 얼른 그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계속 아, 내가?아, 진짜? 힘들다고?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소파에 계속 누워있더라구요.

순간적으로 뭔가 가슴에서부터 치받혀서 맨날 이러는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면접보고 아이 픽업하느라 힘들어서 이러는건데 있는 밥이랑 반찬 꺼내는것도 못하겠냐고 울먹였더니 그럼 힘들다고 차근차근 말하면 되지 왜 울기부터 하냐고 성질내면서 방으로 들어가더니 헬스장 간다고 나갔다가 10시 넘어서 들어왔어요. 저는 남편이 나가고 나서 직후에 딸아이가 부르는 바람에 손만 씻고 아이랑 밥 먹었구요.

제가 서러웠던건 직장인분들도 컨디션 너무 안좋으면 유급으로 하루나 반나절쯤 쉬시잖아요. 저도 전업주부가 집안일 하는 사람인건 아는데 오늘 하루 너무 힘들었어서 한끼정도만, 그게 설령 라면이더라도 남편이 차려준 밥 먹고싶었던건데 거기에 대고 남편이 뻗대고 제 힘듦을 무시한다는 게 너무 비참하더라구요. 설령 제가 다시 돈을 번다고 해도 경력단절기간이 길어서 수입량은 동등하지 않을텐데 그럼 이렇게 부부관계의 위아래 아닌 위아래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도 확 와닿았구요.


오늘은 안방에서 자기도 싫어서 딸 침대에 누워있는데 아직도 서러워서 한탄 좀 해봤어요.....너무 심한 댓글은 삼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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